헐? 사라졌네? 생각하는사람

낮에 여자 구두는 네컬레면 된다는 글이 이오공감에 올랐다.
아주 주장이 강렬한 제목이기에 어떤 글인가 보러 들어갔다. 그리고 그 글을 보고 내가 받은 인상은 엄청난 거부감이었다.

내용인 즉 당신의 다리는 당신의 생각만큼 예쁘지 않다. 여자에게 필요한 구두는 네 컬레면 되고 그것은 검정 기본 힐, 갈색 기본 힐, 흰색 기본 힐, 핑크 기본 힐이며 (여러 사진을 올려주고) 이런 신발은 피해라 라는 것이다.
사실 말을 이리 곱게 옮겨놓으니 별 거 아닌 거 처럼 느껴지는데 포스팅 내용의 어투는 굉장히 강압적이며 자신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 건 옳지 않다는 식으로 말하고 있었다. 마치 너 이렇게 신는 거 맘에 안 드니 내 방식대로 고쳐라 라고 강요당하는 기분이었다.

이런 신발이 좋다고 올린 건 검은 루부탱 힐이었다. 루부탱 기본 힐이 괜히 스테디 구두가 아니며 이런 구두가 수십 컬레보다 더 값을 하니 좋다라고 올라와있더라. 힐은 10츠cm가 좋으며 가보시의 경우 효과가 떨어지며 발가락이 살짝 보이는 게 다리가 보인다고 친절히 조언도 해주셨다. 그리고는 그 아래로는 피해야 할 구두들이 언급되있었다. 굽이랑 본체 색이 다른 구두라거나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발목에도 줄을 채우는 구두 그리고 싼티 나는 구두 등등 올라와 있는데 맨 마지막 구두 보고 가슴이 확 얹히더라.


그 사람이 올린 사진 중 가장 최악이라고 언급한 신발이 바로 내가 엄청 좋아하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구두였던 것이다. X자로 꼬여진 검은 천이 발등을 뒤덮고 그 위에 큐빅을 장식한 신발이었는데 내가 보기엔 굽도 그럭저럭 예쁘게 빠지고 꼬여진 천 위로 박힌 큐빅들이 부츠컷 청바지랑 매치하면 꽤 매력있어 보이는 신발이라 생각했는데 그 사람은 발등을 덮는 디자인이 다리를 짜리몽땅하게 보이게 한다니 큐빅 박힌걸로 촌스럽다니 아주 잡아먹을 듯이 글을 써갈긴 거다.

아주 사람의 취향이란 걸 무시한채 획일화를 강요하는 글이라 엄청나게 기분이 나빠졌다.
(그러고보니 덧글에 "로마네스크 양식 구두는 왜 나오는지 모르겠어요." 라고 동조한 사람 있던데, 나처럼 좋아 죽는 사람들이 있어서 나온 겁니다^^)

구두는 패션이다.
패션은 다양하기에 더욱 꽃피어나고 그 가치가 올라간다.
왜 패션을 획일화 하도록 강요하는 지 이유를 모르겠다.
단지 자기가 길 가다가 보기 싫어서?
그 사람 말로는 저 기본 힐들만 있으면 엥간한 코디는 다 맞춰진다했다. 그래서 어쩌라고?
그래서 구두 네 컬레만 있으면 되나?
도대체 코디라는 걸 뭐로 생각하는 지 도통 이해를 할 수가 없다.
그리고 사람마다 물건에 가지는 의미가 다른 것이다.
신을 수 없더라도 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서 구두를 수집하는 사람도 있는 것이고
옷마다 매치하는 구두가 따로 있어 많이 사는 사람도 있는 것이다.
당신 역시 구두를 수십컬레 사봤기에 나름 깨달음이라고 글을 쓴 듯한데

솔직히 당신이 뭔데 이래라 저래라 하는 지 도통 이해를 할 수가 없다.

니 다리는 니 생각만큼 안 이쁘니 이런 것만 신어라 라고 얘기하는 듯한 글이 너무나도 가당찮았다.
솔직히 나도 내 다리 안 예쁜거 안다. 그렇기에 어떻게든 감춰보려고 노력은 한다. 다리 안 예쁜 걸 감추려면 솔직히 구두보단 옷이 더 주요할 거 같은데 내 생각이 틀린가? 딱 보니 글 쓴게 치마랑 매치했을 때만을 생각하고 쓴 거 같더라.

덕분에 오늘 밖에서 사람들 연신 구두만 쳐다봤다.
근데 보통 사람보면 옷을 더 신경써서보지 구두를 더 신경써서 보나?
갑자기 드는 의문이다.

덧글

  • TokaNG 2008/08/09 03:00 # 답글

    예쁘지 않은 다리를 예뻐보일려고 예쁜 구두를 신는거 아니었습니까?? =_=;;;
    '자신의 다리에 어울리는 구두를 잘 골라서 신어라.' 가 아닌 '당신 다리는 그다지 이쁘지 않으니 적당껏 이런 것만 신어라.' 라는 글은 구두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 저도 확~ 오르는군요.
    왠지 아르군이 요약한 글이 그리 느껴졌습니다.
  • Realkai 2008/08/09 06:41 # 답글

    원래 답이 없는 사람에게서는 선택지조차 고를 필요가 없는것.

    그냥 신고를 지긋이 눌러주는게 정답. :(
  • 브라이언 2008/08/09 07:20 # 답글

    으음....워낙 외모에 대해 생각이 없는지라...잘은 모르겠어요!

    걍 막연히 생각나는건 젤 이쁜건 빨강하이힐이다! 라고...


    자기가 맘에 드는것을 입는 건 좋은데 남이 입는걸 신랄하게 비판할 필요는 없는 거 같아요.
    날씨가 많이 덥잖습니까..
  • 텐(天) 2008/08/09 09:32 # 답글

    한국인은 청바지 입지 마라. 한국인은 청바지 입을 만큼 다리가 길고 예쁘지 않다.
    한국인은 파진 옷 입지 마라. 한국인은 파진 옷 입을 만큼 바스트가 예쁘지 않다.
    한국인은 붙는 옷도 입지 마라. 한국인은 기본적으로 몸매가 s라인이 나오기 쉽지 않다.
    니 몸은 니가 생각하는 것만큼 예쁘지 않다.

    ...라고 하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궁금하네효. ^ㅁ^ 남 다리가 예쁘든 말든 내가 맘에 드는 구두 신겠다는데 왜 지가 나서서 그럴까요?
  • 앨리스 2008/08/09 12:18 # 답글

    저도 그 글 좀 그랬어요;; 만약 패션 팁이라면 일단 말투도 좀 그렇게 강압적이지 않았으면 그래도 엄청 많이 사지 말고 종류가 많지 않아도 다양한 코디가 가능하다는 식의 좀 도움될 만한 사항으로 받아 들일 만한 여지가 있었을 것 같은데요.. 게다가 루부탱 10센치 힐을 신으려면 재력도 재력이고 별로 걸을 일도 없는 사람에 한정될텐데-_-.....말이죠.
  • 노엘 2008/08/09 18:46 # 답글

    이웃블로그 방문을 거의 안 하다 보니 그런 글이 있는지도 몰랐네요. 어떤 글인지 안 봐도 대충 분위기는 알 것 같은...^^;
  • 작은인장 2008/08/13 19:51 # 삭제 답글

    텐//좀 이상한데 '티엔' 아닌가요? ㅋㅋ
    한국인은 한복 이외에는 입을 옷이 없겠어요.
  • 아르메리아 2008/08/13 21:35 #

    '텐'은 일본어로 하늘이라는 뜻입니다.
    티엔은 중국어 아닌가요. 중국어에 익숙한 분이신가봐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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